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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앵~~~

카테고리 없음 2019. 1. 8. 23:48

냉장실에 잘 익혀둔 콜라 한 캔을 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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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그리고 2018년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해였습니다. 2017년 연말, 주변 사람들과 "올해는 왜 이렇게 힘들었을까. 내년에는 좀 나아졌으면"하고 말을 나눈 기억이 있는데, 2018년은 2017년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발작적인 웃음과 몇 번의 광기는 모두 저 두 해의 불운과 비탄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살덩이의 움직임 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패시브였죠. 그리고 이어지는 발버둥. 돈을 벌어야지. 그래 돈을 벌자. 아, 담배도 끊자. 그래 살도 좀 빼자.


그래서 돈을 벌었고, 담배를 끊었고, 살도 뺐습니다. 정말 괴로운건 그 모든걸 제가 원해서 한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삶이 복구 불가능한 상태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처음 만나는 두려움에 대한 반사작용이었습니다. 공포는 아직도 제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2019, 올해도 힘들게 시작했습니다. 상황이 겹쳐 평일 24시간 내내 정확하게 저 혼자만 있게 되었습니다. 기약없이 계속 홀로 있다는 것은 실제로 몸과 정신에 고통을 야기합니다. 대출이나 연체로 인해 추심당해보신 적 있나요? 그것과 거의 느낌이 비슷합니다. 고독감에 의해 다른 사고기능이 마비됩니다. 그 상태에서 누군가 전화라도 걸어오면 전 재산을 다 줄만큼 취약해집니다. 카톡 한번 울리면 몸이 끔쩍끔쩍 놀랍니다. 모르는 번호가 뜨면 뇌에서 폭죽이 터집니다. 이런 연결이 저의 하루를 구원한게 벌써 몇 번입니다.


외로운 감각에 몸과 정신이 피폐하게 되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 부끄럽진 않습니다. 다른 이들과의 절대적 접촉면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그 줄어든 접촉면을 유지하는 기술에 대한 문제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불안이 떠오릅니다.


언젠가 스웨덴의 누드 자전거 대회를 본 적이 있습니다. 대회에 참여한 인간들은 울퉁불퉁했습니다. '아 진짜 사람이네'하는 감탄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상실한 감각이 그런 것 같습니다. 울퉁불퉁한 사람이 보고싶습니다. 몸도, 마음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인간이라는 것이. 아,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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