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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앵~~~

카테고리 없음 2016. 5. 31. 15:59

오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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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이면 광주(5.18 광주민주화운동)를 생각했는데, 올해는 너무나 끔찍한 범죄들로 인해 광주를 생각하며 보낼 마음의 시간이 없었다. 송강호씨가 최근 광주를 다룬 영화의 택시기사로 연기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광주를 다룬 영화 "광주물"에 대한 단평을 적어본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직 간접적으로 다룬 영화는 <26년>, <꽃잎>, <화려한 휴가>, <박하사탕>, <그해 여름>등이 거론된다. 각 작품들은 워낙 배우 이름도 있고 법정 혹은 여론에서의 인정투쟁도 있었고 하여 여튼 고만고만한 작품들 보다는 이름값이 있었다.


<26년>은 말도 안되는 충무로의 발작이었고,

<꽃잎>은 이정현의 귀기서린 연기만 너무 회자되었다.

<화려한 휴가>는 별 볼일 없는 헐리웃 열화카피 신파극이었고,

<박하사탕>은 광주를 직접적으로 다루었다고 하기 뭐해 이야기 할 것이 없고,

<그해 여름>도 딱히 뭐.


김현석 감독, 임창정 주연의 <스카우트>(2007)가 늘 광주를 다룬 영화 목록에서 누락되는 것은 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은유이며 동시에 실재로서 광주를 다루는 이 놀랍고 능청맞은 이 영화가 마케팅 포인트를 광주에서 코메디로 돌린 것과, 사회적 독해력의 부재로 인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최고의 영화로 이야기되지 못하는 점이 씁쓸하다.


광주를 생각하면, 몇년 전 죽은 한 선배가 생각난다. 내가 선배라고 부를 연배의 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은선배님"이라고 부르면서 지내던 분이다. 남도 출신이었고, 강직하고 정의로우며 따듯했던 성품을 가진 분이었다. 얼굴도 유쾌한 호남형에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장난기가 있었다. 


은선배가 미국 북동부에 갔을 때, 이웃집 노인들이 폭설에 발이 묶여 의료와 생필품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에 삽을 들고 길을 내주었다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 기억이 난다. 은선배와 같이 <화려한 휴가>를 함께 봤었는데, 영화는 엉망진창 똥덩어리였지만 광주 생각에 영화관을 나서며 눈시울이 붉었던 은선배의 모습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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